더 문(Moon, 2009) - 고독한 시각적 리듬.



 

더 문 (Moon, 2009)


SF, 스릴러/ 영국/ 97분

감독  던칸 존스/ 출연  샘 락웰, 케빈 스페이시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더 문'의 분위기는 정말 묘하게 고요하다.

영화를 보는 동안 정말 달에 혼자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그건 화면이나 서사의 맥락이 아니라 영화 전체의 사운드와 편집에서 오는 리듬인 것 같다. (명확하게 말하려면 영화를 다시 보는 수 밖에 없지만 당분간 다시 보기 힘들 것 같다.)

영화 '더 문'과 관련된 기사들 중에 데이빗보위의 아들이라서 예술적 재능을 이어받았다는 언급을 읽었는데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영화에서 시각적 리듬은 영화가 가질 수 있는 시간과 가장 밀접한 또 다른 소통의 가능성이다. 시각적 리듬은 청각적 리듬과는 조금 다르다. 말 그대로 시각적 이미지와 시간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그것이 매우 적절하고 훌륭하게 창조 되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시각적 리듬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것이 리듬에 둔감한 나에게 느껴질 정도라면 성공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만들어진 분위기는 CG나 세트가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인물의 상태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서 자연스러운 감정이입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렇게 가까워진 관객과 주인공의 거리는 주인공이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셋으로 늘어나면서 겪게되는 주인공의 혼란을 전달하는데도 효과적이다.

내면의 갈등이 실제적인 나의 복제, 즉 또 다른 나와의 외적인 갈등으로 제시된다. 결국 '모든 나'는 지금까지 믿고 있던 자신의 존재가 지독하고 완벽하게 무너져 내리는 그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그 순간을 경험하게 된 것은 외적인 요인 때문이다. 가장 큰 미덕은 경쟁력이라고 외치는 거대한 조직. 조직은 합리적인 이윤의 추구를 위해서 결정을 하고 계획을 실행한다. 그리고 나름 적극적인 배려를 한다. 주인공을 위해 일하는 충실한 로봇 '거티'. 거티는 주인공의 탄생과 죽음을 도와주며 주인공이 안락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하지만 약간의 오류로 인해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결국 안전한 조직의 계획을 벗어난 주인공에게는 더 이상 조직이 보장한 안전지대란 없다. 주인공은 존재를 의심하고 불안해하며 불행해한다. '매트릭스'를 벗어난 댓가인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복제된 주인공이 탈출하여 조직의 비리를 세상에 알리는 것으로 갑작스럽게 끝난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현실로 돌아온 나는 알고 있다.

주인공이 탈출하며 파괴한 달 기지와 지구와의 통신을 차단하는 탑은 다시 복구될 것이고 비리를 저지른 조직의 누군가는 잠시 후 다시 돌아올 것이다. 조직은 이번 오류를 통해 좀 더 견고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실행할 것이다.


'아닌 척 하지 마라. 너도 다를 것 없다!'라고 말하며 우리는 인간의 가장 보편 타당한 본능 중의 하나가 이윤 추구라고 믿고 있다. 현재 이윤의 추구는 당연한 것이며 그것은 더 이상 추악한 욕망이 아니다.

이윤 추구를 향하는 개인의 욕망에 대해 사람들은 점점 더 너그러워지고 있으며 그런 조직에서 벗어나는 것을, 불행을, 나의 존재를 자각하는 것을 피하고 싶어한다.

영화에서 처럼.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검색

by kzish | 2009/11/25 11:40 | Cinema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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